티스토리 뷰
– 로얄캐닌, 힐스, 퓨리나, 오리젠, 몬지… 누가, 왜,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똑같이 닭고기라고 써 있는데, 왜 느낌이 다를까요?”
성분은 비슷한데 어떤 사료는 아이에게 잘 맞고, 어떤 사료는 이상하게 탈이 납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성분표에 적힌 재료 때문이 아니라,
그 사료를 설계한 브랜드의 철학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사료는 재료의 나열이 아니라, 누군가의 기준과 믿음이 담긴 설계입니다.
지금부터 다섯 개 브랜드의 철학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로얄캐닌은 ‘건강 중심 설계’라는 철학을 가진 브랜드입니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이 브랜드는 품종, 나이, 질병 유형에 따라
극도로 세분화된 포뮬러를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료를 단순한 영양 보충이 아니라 ‘건강 관리의 도구’로 보고 설계하며,
실제로 수의학 처방식 사료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다만 곡물이나 글루텐이 포함되어 있어, 알러지가 있는 고양이에게는 신중히 선택해야 합니다.
힐스 사이언스 다이어트는 ‘예방이 치료보다 중요하다’는 관점을 가진 브랜드입니다.
수의사가 가장 많이 추천하는 사료 중 하나이며,
질병 예방과 장기적인 건강 유지에 초점을 맞춘 설계를 보여줍니다.
기초질환이 있는 고양이, 노묘, 장기 케어가 필요한 고양이에게 적합하며,
영양 수치가 정밀하게 조절된 포뮬러가 강점입니다.
다만 내추럴 재료나 그레인프리 식단을 선호하는 집사에게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습니다.
**퓨리나(원, 프로플랜)**는 ‘과학과 실용의 균형’을 추구하는 브랜드입니다.
미국 NASA와의 협력 사례가 있을 정도로 R&D가 활발하며,
프로바이오틱스, 오메가3, 기능성 성분 등을 적극 반영합니다.
다양한 가격대와 제품군 덕분에 입문 캔따개에게 선택지가 많지만,
라인업 간 품질 격차가 존재하므로 ‘프로플랜’처럼 프리미엄 라인을 권장드립니다.
오리젠은 고양이의 본성을 그대로 반영한 브랜드입니다.
‘육식동물에게는 육식에 가까운 식단이 필요하다’는 철학으로
무곡물, 고단백, 최소가공 원칙을 고수합니다.
생고기, 생선이 주재료로 사용되며, 식물성 단백질은 거의 포함되지 않습니다.
활동량이 많고 건강한 고양이에게 이상적이지만,
단백질 부담이 클 수 있어 신장 질환이 있는 고양이에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몬지는 이탈리아 브랜드로, ‘소화력을 중심에 둔 심플한 설계’를 지향합니다.
유산균, 단일 단백질, 저자극 포뮬러를 바탕으로
예민한 고양이, 알러지 체질, 배변 문제가 있는 고양이에게 적합합니다.
가성비도 좋고, 유럽 기준의 안전성도 갖추고 있지만
단백질 비율은 다른 브랜드보다 낮은 편이므로 성장기 고양이에게는 보완이 필요합니다.
🐾 사료를 고른다는 것, 사랑의 기술입니다
이처럼 브랜드마다 설계 철학이 다르고,
그 철학은 단백질의 출처, 성분 순서, 보존 방식, 심지어 사료 알갱이 모양까지 영향을 줍니다.
그러니 좋은 사료란, 단지 비싼 사료도 아니고, 후기 좋은 사료도 아닙니다.
진짜 좋은 사료는 ‘내 아이에게 맞는 사료’,
즉 고양이의 체질, 나이, 생활방식에 맞게 설계된 사료입니다.
🧾 지금까지의 시리즈를 돌아보며
이 시리즈는 단순한 사료 추천글이 아닙니다.
성분표를 읽는 눈을 기르고, 브랜드의 기준을 이해하며,
캔따개로서의 선택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돕는 안내서였습니다.
1편에서는 고양이 사료 성분표의 구조와 의미를 배웠습니다.
2편에서는 닭고기 분말, 프리믹스, 토코페롤 등 실제 재료를 해석했습니다.
3편에서는 고양이의 생애주기와 체질에 따라 어떻게 사료를 골라야 할지를 살펴보았고,
오늘 4편에서는 브랜드별 철학을 비교하며,
그 사료에 담긴 철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함께 느껴보았습니다.
📍마무리하며
고양이 사료 성분표는
그냥 넘겨보기엔 너무 많은 것이 담긴,
고양이의 건강을 설계하는 작은 지도입니다.
이제 눈나는
그 지도를 읽을 줄 아는 캔따개가 되었고,
무엇보다 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질문할 줄 아는 보호자가 되었습니다.
이 시리즈가
눈나의 삶에 단 한 번,
고양이의 건강을 위해 멈춰 서서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